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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uff/Literature

소설 : 콜로니 - 사르코시스트 (타사우프)

by 7889 2022. 11. 14.

내용은 지구를 떠난 우주선의 생존자들이 낯선 행성에서 펼치는 고군분투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소설이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장점이 단점보다 더 많은 소설이다.

애초에 단점이 더 컸더라면

나는 이 소설을 끝까지 읽지도, 다 읽고 나서 이런식으로 포스팅 하지도 않았을 것이기에

그런 점을 감안하고 이 글을 봐주시면 좋겠다.

 

 

 

 

 

 

 

먼저 장점부터 써보자면

작가의 역량의 매우 높으며 설정과 캐릭터도 전반적으로 뛰어났다.

주인공인 시나는 남자독자인 내가 여주물의 주인공에 몰입할 정도로

적당히 비밀이 있으며 매력적인 성격과 능력, 그리고 야망을 가졌다. 

그 외의 레오선장을 위시한 몇몇 조연급 인물들과 악역들의 캐릭터들도 좋았다

 

멸망한 지구를 탈출한 우주선, 그렇게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라는 초기의 설정과 줄거리는

이 소설을 왜 읽어야 하지? 라는 초반 부분의 진입 허들을 문제 없이 부드럽게 넘길 정도로 흥미로웠다.

대규모 우주선을 띄울 정도로 발전했던 과학 문명이 중세시대 수준으로 퇴화한다는

어떻게 보면 흔한 문명퇴보 설정 또한 구체적으로 잘 그려냈다.

기후위기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드리지 않는 대중들과

그들을 설득하고 살려야 하는 주인공의 고군분투 라는 작품의 커다란 줄거리는

주인공의 여러 행동과 심리에 충분한 개연성과 당위성을 주면서도

동시에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참으로 시기적절하게 와닿는 좋은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정확하게 모르지만 발견하면 대박이라는 우주선 컨테이너선의 착륙 위치 라는 설정 또한

그 Goal에 도달하기 위해서 모든 세력들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해가며

결과적으로 거대한 퍼즐을 다같이 풀어나가는 스피드런 스러운 경쟁구도가 자연스럽게 연출되었고

이는 후반까지 긴장감을 유발하는 소설적 장치로서 훌륭하게 작동한다.

 

마지막으로는 또한 몇몇 웹소설을 보다보면

작중인물의 지능은 작가의 지능보다 높을 수 없다는 딜레마로 인해서

작중에서는 똑똑하고 잘난 악당들이랍시고 나오지만

정작 하는행동은 금붕어 수준의 지능수준이 아닌지 의심케 하는

그런 아이러니한 모습들이 소설 감상의 몰입을 방해하는 꽤나 큰 걸림돌이었는데

적어도 이 소설에서는, 높은 지능과 높은 정치적 지위에 올랐다고 설정된 등장인물들은

전반적으로 그에 걸맞는 수준의 행동을 한다.

후반에 들어서는 좀 아쉽지만... 그래도 이 소설 정도면 개인적으로 충분히 합격점이었다.

 

 

 

 

 

그러나 아쉽지만 단점도 꽤나 많았다.

가장 큰 단점은 소설의 분량이 너무 길다. 모든 단점은 결국 여기서 나온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질질 끌면서 1100화 47권 까지 갈 거 없이

반절 분량으로 충분히 줄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막말로 이 소설을 영화로 각색하면 2시간이나 1시간30분컷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이말인즉슨 긴 분량의 소설이 전체적으로 밀도있게 구성되어있지 않았다는 말이며, 

한술 더 떠서 어느정도 읽다 보면 소설의 전개 방식이 어딘가 반복되는 느낌까지 받는다.

 

그러다 보니 초중반에는 재미있고 긴장되고 몰입하며 읽었던 전투장면이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연출이 

중후반에도 비슷하게 나오고, 독자로서는 어딘가 이전에 본거같은 가시감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이 소설의 강점이라고 느꼈던 전투장면의 나름 디테일하고 실감나는 묘사 까지도

나중가서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어차피 주인공이 전략전술로 상대 엿먹이고, 저격 쏘다가 질거같으면 초능력까지 써서 다죽이는데 뭣하러 전투묘사함?' 

가령 삼국지로 예를 들면 유비가 황건적 시절부터 이릉전투 가정전투까지 다 이기는 그런 느낌이었다.

유관장이 나갔다 하면 죄다 썰어서 전투란 전투는 다 이기고, 대 위기에 처하면 치트수준의 초능력까지 쓴다.

거기다가 정치정략적으로도 항상 이기기만 하는데, 그런 삼국지가 과연 재미있을까?

이거야 물론 호불호의 영역이겠지만

나는 주인공들이 개고생하고 고구마 쳐먹다가 입촉하고 빛을 보나 싶더니 결국에는 개같이 패배하는

원래의 삼국지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또한 빌런의 포스 문제도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중반까지 주로 나오는 주인공의 아버지와 그에 관련된 빌런들이

후반부에 나오는 최종빌런 두 년놈 보다  더 포스있고 더 매력적이면서 더 위협적이다.

그러다 보니 소설의 재미는 초중반까지 재미있다가 중후반에는 계속 내리막을 타는데

사실 만화 드라마 할것없이 많은 수의 픽션 작품들이 초중반에서 재미의 정점을 찍고

그 뒤로는 하락세를 타긴 한다.

그렇지만 이 소설 같은 경우에는 흔하디 흔한 200~300화짜리 웹소설들에 비해서

갈수록 재미와 흥미가 떨어지는 부분이 맨 위에서 말한 긴 분량이라는 단점과 더해져서 

좀 더 크리티컬한 단점으로 느껴진다.

 

마무리짓자면, 나는 어떤 픽션작품이 평작이나 수작을 넘어서 명작으로 가려면

무엇보다도 예측 불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내가 영화 기생충이나 미스트 같은 작품들을 높게 평가하고, 소설 왕좌의게임을 최고로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며

굳이 나 뿐만 아니라 대중들이 마블 시네마틱에서 타노스의 핑거스냅에 열광하면서 과몰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돌고돌아 이 소설에서 내가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은

긴 분량으로 늘어지는 와중에, 후반부와 결론이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전개 그대로 가버렸다는 점이었다.

주인공이 전쟁 전투 다 이기고, 컨테이너선 다 획득하고, 기후위기로부터 대충 세상을 구할것이라는 결말은

어느 순간부터 뻔하게 예상되었고 결국 거의 흡사한 결말이 나왔다.

반전이라던지 예측불가능성은 없었다. 장점들이 무색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참 아쉬웠다.

그럼에도 다 종합해서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꽤나 괜찮은 웰메이드 소설이었다.

 

 

 

 

 

 

 

 

한줄평 :

비범했던 이야기가 지난한 여정 끝에 평범하게 끝나는

 

 

 

Recroc's 별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