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 림보 (LIMBO)
Steam 무료이벤트
메탈슬러그나 페르시아왕자 비슷한 횡스크롤 어드벤쳐 게임(정확히는 모르겠음), 싱글게임
내용은 소년이 여자애(누이라고 카더라)를 찾아 함정을 피하며 모험을 떠남
인터넷에서 하루동안 무료로 푼다길래 라이브러리에 넣어놓았다가 이후 플레이해보았다. 이런 종류의 게임은 거의 처음으로 느껴질 정도로 오랬만이었고 생소했다. 그래서인지 난이도도 꽤나 어려웠던거 같다.
다행히도 공략을 인터넷에서 따로 찾아보지 않고 자력 엔딩을 보긴 했지만... (만약 도중 실패했다면 쌓아왔던 겜부심이 무너졌을것 같다)
게임은 얼핏 보면 그래픽도 그렇고 흔하고 단순한 횡스크롤 게임들 중 하나인 듯 보이면서도,
(지인 ㄱㄱㄷ씨의 평에 따르자면 이 겜은 어드벤처 게임 장르라고...)
플레이 하다보면 내부의 물리효과나 광원 효과 등이 은근히 사실적이면서 높은 수준이라는게 느껴진다.
수십년이 넘어가는 날로먹는(?) 장르 주제에 웬 물리효과냐고, 돼지목에 진주목걸이 라고 비난하기 보다는 제작자의 장인정신을 칭찬하고 싶다.
사실 이 게임 특유의 맛깔스러움은 고퀄리티 물리효과의 찰진 조작감에 꽤나 지분이 있기도 하고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이 게임 특유의 분위기이다.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그래픽과 음산한 배경, 살벌한 함정들, 잔혹한 데드신, 이 모든걸 잘 어우러지게 하고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적절한 BGM들은 과장좀 보태면
마치 내가 직접 주인공 소년이 되어서 함정으로 가득한 위험한 곳을 탐험하는 간접체험의 느낌마저 준다.
특히 주인공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초반 야생의 숲 -> 인위적인 함정과 적들이 있는 숲 -> 도시 -> 공장시설 (개인적인 구분)
이렇게 4단계정도로 스테이지가 바뀌는데 각 스테이지가 부드럽게 연결되면서도 각 스테이지 마다 특유의 분위기가 잘 구분되어 있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마치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 코스요리에서
식전빵/수프 -> 에피타이져 -> 메인디쉬 -> 디져트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 처럼 말이다.
물론 같은 횡스크롤 게임인 메이플 스토리에서 신비한 마법사의 숲 '엘리니아'에서 위험이 도사린 늪지대 느낌의 '슬리피우드' 넘어가듯 특정 분기점을 넘어서는 순간 배경과 분위기가 통체로 바뀌어 버리는 것 또한 그리 싫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런 식의 명확한 구분은 '내가 아까와는 다른 곳에 있구나' 하는 확실한 구분감을 주는 장점도 있다.
wow에서도 스톰윈드에서 그리폰을 타고 아이언포지를 갈때,
인간왕국의 수도 웅장한 스톰윈드
-> 평화로운 엘윈 숲(데피아즈단이 보이긴 하지만...)과 1랩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노스샤이어
-> 검게 탄 바위와 험준한 지형의 이글거리는 협곡
-> 이글 협곡과는 또 다른 느낌의 넓게 펼쳐진 말그대로 불타는 평원
-> 새하얗게 눈 덮인 구릉지대의 던 모로
-> 용광로의 활력이 넘치는 드워프의 지하도시 아이언포지
지도와 음악이 넘어갈 때 마다 느껴지는 확연한 구분감에 우린 열광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메이플 스토리나 wow처럼 역동적인 모험과 흥미진진한 사냥의 동적인 분위기가 아닌
암울하면서도 정적인 분위기 속 주인공의 상황이 되어 주인공의 몸으로 간접체험을 겪는데에 포커스가 맞춰진 LIMBO에선
LIMBO 스타일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식의 은근한 스테이지 전환이 더 나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게임 내내 대사가 없고 배경이나 케릭터에 대한 설명이 전무하다 싶은 채로
몇가지 상징만을 던져주는 극도의 불친절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화가 나지만 작품에는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역시 위에 언급한 게임 전체적인 특유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묘하게도 게임에 보다 더 몰입하게 도와주는 느낌이었다.
'아직은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지만 마지막 엔딩에선 스토리나 대략 설정 같은것들을, 대체 저 소녀가 누구인지를 다 알려주겠지'
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오기로라도 끝까지 게임을 진행하게끔 만드는 반강제적인 유인효과도 아예 없다고는 하지 못할것이다.
아무튼 이정도의 게임을 이벤트 덕에 공짜로 즐기게 되어 즐거웠다.
그렇다고 차기작을 곧바로 예구할 정도는 아니고... (가난하다)
매우 심심하고 무료할때 마침 차기작의 세일을 한다면 구매를 고려해보는 정도는 될 것 같다.
한줄평 :
주인공의 여정이 깊어 지면 질수록, 게임에 대한 플레이어의 호기심과 몰입도 또한 깊어진다. 알쏭달쏭한 한편의 흑백영화를 본 듯 하다.
평가 :
★★★☆